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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알아보기

[철학] 생태적 삶과 철학의 이해

by JOSH.CHO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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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인류는 생태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생태의 위기는 자연환경의 위기, 문명의 위기, 문화의 위기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문화가 생태적 위기를 초래했다면, 생태 문제에 대한 해결은 문화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간과 여타의 생명을 둘러싼 환경 중에서 자연환경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인간 의식의 산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태학의 문제의식은 인간의 의식 오염을 향할 수밖에 없다. 현대사회와 문화가 인간의 의식을 오염시키는 이유를 같이 살펴보자. 우선 현대사회에 만연한 물신주의를 고려해 보자. 물질만능주의라고도 할 수 있는 물질주의는 자본주의의 출현과 함께 심화하였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기심을 긍정하는 경제체제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기심의 발휘로 성취되는 성과는 명예나 사회적 지위가 아닌 경제적인 이익이다. 물질적 부의 축적이 무한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의 욕망을 확장하는 의식의 오염을 만든다. 둘째, 의식의 오염은 원자화된 사회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원자화된 사회란 사회구성원들이 사회라고 하는 전체를 단순히 부분들의 합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공동체 의식이 없다. 즉 삶의 문제 역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해결을 우선시하고 공동체 운명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다. 셋째, 의식의 오염은 지나치게 과학기술에 낙관적인 견해를 갖는 것으로부터 발생한다. 과학기술은 때로는 자연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방법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자연의 흐름을 바꾸거나 자연을 변형시키는 방식까지도 선택하여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사람들에게 과학기술을 맹신할 수 있는 명분을 주었으며, 과학기술의 오남용을 염려하지 않도록 믿음을 주었다. 심지어 생태적 문제도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과학만능주의까지 초래했다. 마지막으로 의식의 오염은 왜곡된 공동체 의식에서 발생한다. 공동체 의식은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다른 공동체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국수주의나 지역주의에 빠진다면 전체주의나 집단 이기주의와 다를 바가 없게 된다. 이는 한정된 자원을 독점하려는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결국 의식의 오염은 인간이라는 자연을 자연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자연과 적대적인 문화를 형성하게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외침은 현대 사회에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근대의 합리성은 자연과학의 발전, 보편적 인간의 개념, 민주주의 정치체제, 자본주의 사회로의 이행, 정보사회의 출현 등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다. 근대 자연과학은 인간에게 물질적인 풍요를 가져다주고 질병과의 싸움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으며, 자연재해에 대한 대처 가능성을 열어 주었다. 하지만 근대과학은 정복적 자연관을 바탕에 두고 있으며, 생명 연장의 소망은 과도한 의료적 모험을 감행하게 만들었다. 경쟁을 기본 원리로 삼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도구적 합리성의 각축장이며, 성과를 위해서는 나 자신만 아니라 동료도 도구화하며 더 나아가 삶의 환경 모두를 도구화하여 생태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경쟁의 기초 위에서 작동하는 경제체제라는 점에서 생태계의 위협이 된다. 자본주의가 추구하는 기술개발 경쟁 역시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자본주의가 공급자 중심의 경제체제라는 점 역시 생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윤 추구라는 본질은 자본주의가 생태계의 위협을 초래하는 가장 크고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여전히 환경 논리는 경제 논리의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생태주의가 지향하는 에코토피아는 간단하게 생태환경을 모든 생명이 자신의 본질에 맞게 영위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안전망이 강화되어야 하고 다양성이 더욱 보장되어야 한다. 또 과학기술에 대해 지나치게 과한 낙관론 역시 경계해야 한다. 생태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공급자 중심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수요관리정책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과당경쟁을 억제하고 꼭 필요한 만큼의 생산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또 친환경 소비 패턴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생태철학에도 여러 입장들이 있다. 자본주의적 경제체제가 생태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는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생태주의가 있는가 하면 생태주의라고 불리는 흐름도 있다. 다른 시각에서는 생태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술 결정론적 입장을 주장한다. 생태주의는 다시 표면적 생태주의, 심층 생태주의, 사회 생태주의로 나뉜다. 생태적 실천을 위해서는 우선 자연과 생태에 대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이 생태계 파괴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서 지나치게 반과학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비과학적인 믿음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또 나로부터 먼 생명이 아닌 내 주위에 생명부터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삶의 교모를 소박하게 바꿀 필요도 있다. 한 사람의 실천이 세계를 바꿀 수는 없지만 각자의 삶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실천들을 하나하나 모아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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