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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대중문화? 철학적 고찰

by JOSH.CHO 202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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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규정할 수 있는 표현은 다양하다.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또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 등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 이해해 보도록 하자. 카시러는 문화연구를 통한 인간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간문화는 서로 다른 여러 선을 따라 전진하며 또 서로 다른 목적들을 추구하는 갖가지 활동으로 나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인간과 인간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볼 수 있다. 문화, 즉 culture는 원래 '경작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한다. 경작을 한다는 것은 사전적으로 자연 상태의 땅을 갈고 일구어 농사를 짓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화는 인간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부터 먹을거리를 직접적으로 획득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인위적으로 자연을 개조하여 먹을거리를 획득하는 상태로 변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개념적으로 문화의 반대는 자연, 즉 nature인 셈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단순히 농경 상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문화는 인간이 자연과의 단절을 보여 주는 인위적 삶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문화는 주로 대중문화일 것이다. 대중문화가 문화를 지칭하는 대표가 된다는 것은 현대가 대중문화의 시대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특정한 시대 혹은 사회를 대표하는 문화는 그 시대의 주류 세력이 무엇인지 혹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지표이다. 즉 우리가 20세기를 대중문화의 시대라고 표현하는 것은 20세기는 대중이 주류라는 뜻이다. 그럼 대중문화의 시대 전에 문화는 어땠을까?

 근대 이전에도 서민들이 누리는 문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귀족들이 향유하던 문화에 비해서 저급한 수준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근대적 이미지의 문화라고 하면 저급한 문화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게 되었다. 대중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시기는 20세기라고 할 수 있지만, 대중이 사회의 주류 세력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근대의 출현과 연관되어 있다. 특히 산업혁명 이후에 자본주의 경제의 출현은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서 개인의 중요성을 강화하였다. 즉, 개인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개인은 오늘날의 대중이라 불리는 집단의 초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귀족 중심의 사회가 일반 시민계급 중심의 사회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역시 문화의 울타리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귀족 중심의 사회가 향유하던 예술 문화의 장르들이 시민계급의 눈높이에 맞춰지기 시작했다. 추가로 대중들이 사회 운영의 주류 세력이 되면서 그들 개인이 선택하는 문화의 비중이 높아졌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문화가 시민계급의 눈높이에 맞춰지면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 기술의 발전이 서민들이 문화를 더 폭넓게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문화의 기술적 수단을 대중매체라고 부른다. 이런 대중매체의 발전은 문화가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면, 20세기 이후에는 대중화를 넘어 문화를 창조하고 생산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뉴미디어의 출현은 문화를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제3의 물결에서 우리는 프로슈머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즉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대중문화가 대중화가 되기 전에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명확하게 구분되었으나, 뉴미디어의 시대에 우리는 문화의 생산, 소비 주체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변화를 지금 보고 있다.

 20세기의 주류 문화로 성장한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누리는 동질적인 문화라는 성격 이외에도 어떠한 특성이 있는지 고찰해 보아야 한다. 대중문화의 특성을 고찰하는 것은 대중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의 차원을 넘어 대중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다.

 첫째, 대중문화는 신분의 차별에서 벗어난 해방된 대중들의 문화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중이 사회 운영의 주류가 됨으로써 형성될 수 있었던 대중문화가 대중들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둘째, 대중문화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가능하게 하는 대중매체에 의한 문화라는 특성을 가진다. 대중매체의 출현은 인쇄술의 발명이 기술적 기초를 이루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전파매체가 선도하고 있다. 21세기 이후에는 바로 뉴미디어가 출현한다. 이렇듯 대중매체의 발전은 대중들이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가깝게 해주면서 문화를 즐겁게 향유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문화는 상업화된 문화라는 특성을 지닌다. 머릿속으로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자본의 흐름을 문화에서 역시 볼 수 있다. 앞선 대중매체의 발전은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자본을 운용하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 비록 자본의 흐름으로 상업화된 특성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대중들의 문화 향유는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그만큼 발전시키고 증대시킨다. 그래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항상 엇갈리기 마련이다.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속에서 대중들에게 하나의 입장을 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안 된다. 우리는 그런 다른 시선에서 오는 평가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며 대중문화 이해의 폭을 조금 더 높이고 문화를 창조하고 생산하는 주류로서 역할에 대한 반성 또한 할 수 있게 되는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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