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되면 가장 화두에 오르는 주제는 바로 대중문화의 주체는 누구인가? 일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대중문화의 변동을 이끄는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일 것이다. 대중문화의 주체는 누구인가? 라고 하는 쟁점은 대중문화를 대중이 만들고 향유하는 문화라고 보는 관점과 대중의 소비를 위해 만들어진 문화라고 보는 관점의 차이로부터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 대중문화의 참된 주체를 대중으로 본다면 다른 관점에서는 대중문화의 주체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자본이라고 본다. 다만 이 문제는 대중문화가 우리 삶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들과 대중문화를 대하는 대중들의 태도에 따라 상이한 입장으로 나뉠 수 있다는 차원의 접근만 허용할 뿐이다. 대중문화의 주체를 대중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는 대중문화가 대중들이 생산 혹은 창조해 낸 문화라는 차원을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대중문화는 대중들이 창조하고 생산해 낸 결과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중문화가 반드시 현실 반영이라고 할 수 없어도 대중문화에 담긴 내용들은 대중들의 정서 및 생각의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 원천적으로 대중문화의 모든 결과물의 원천은 대중들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문화의 주체는 대중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대중문화의 주체가 자본이라고 본다면, 상품으로서의 문화는 대중들의 상상이나 기호를 반영한다고는 하지만 고도화된 자본의 주체는 그런 대중들의 심리와 성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기획하여 대중들로부터 소비를 이끌게 한다. 심지어 지배계급은 대중문화를 이용하여 대중들의 주체성을 조작하고 조종하기도 한다. 현대 우리는 스스로를 주체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주체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은 스스로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의해 주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의 주체를 다루는 문제는 결국 바람직한 대중문화 수용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중문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대중매체의 발전 뉴미디어의 출범 등을 통해 대중들은 문화의 생산자이기도 하며 소비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지금까지 대중문화의 흐름을 대중들이 장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거대 자본의 주체들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대중문화를 창조하고 기획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중문화 수용은 전체를 바꾸는 기획보다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기획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바람직한 대중문화 수용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회의 민주적 질서가 바로잡혀야 한다. 우선 정치적 권력이나 비합리적인 권위가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민주적인 사회는 모두가 하나의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회가 아니라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문화 다원주의를 가능하게 하여 자문화 중심주의과 같은 문화를 극복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대중들의 비판적 지성이 높이 고양되어야 한다. 비판적 지성은 개인적인 이기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이고 공정한 능력을 이야기한다. 대중의 비판적 지성이 고양된다면 대중문화는 질 낮은 문화라는 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중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능동적인 개입과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천은 개인적인 실천과 조직적인 실천이 있다. 개인적인 실천이란, 1인 방송 운동을 펼치는 것 같은 경우를 이야기한다. 조직적인 실천이란, 압력단체로서의 문화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인적인 실천과 조직적인 실천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 더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합리적인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한다. 건강하고 참된 대중문화를 방해하는 요인 중에 경제적인 요인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상품의 보여지는 아름다움에 이끌려 대중들은 사용 가치에 대한 소비가 아닌 기대 가치에 대한 충동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 결국 미디어의 발전을 통해서 대중들로 하여금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게 되고 이와 같은 대중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을 대중문화의 상품화와 그에 따른 대안문화를 같이 알아보자. 문화의 향유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고 행복감을 증진시켜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문화를 향유하지 않는다고 인간의 생존에 위협을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바로 '한류'이다. 한류 열풍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명분에 가까울 것이다. 만약 한류 열풍이 아무런 경제적 이득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한류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한류를 주도하는 대중문화는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것이 아닌 철저히 기획되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역시 대중문화의 주체는 거대 자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기획되고 상품화된 문화는 분명 패권적인 성격을 띌 수밖에 없다. 대중문화에서는 이런 패권적인 문화에 저항하는 대안문화들이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반문화는 안티문화이다. 안티문화 현상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동호회 활동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안티문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문화의 다양성을 목표한다. 문화의 다양화를 목표한다는 것은 패권적이고 획일적인 문화를 거부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은 이러한 생각을 가진 개인들을 조직화할 수 있게 하며, 이를 통해 집단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대안문화는 지배문화에 대한 저항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대중문화의 부정적인 면에 저항할 수 있는 한 가지 실천 방법이 될 수 있다.
'철학 알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 정치의 이해 (0) | 2025.01.30 |
---|---|
[철학]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1) | 2025.01.30 |
[철학] 대중문화? 철학적 고찰 (0) | 2025.01.29 |
[철학] 행복이란? 나답게 살 때 (0) | 2025.01.28 |
[철학] 행복이란? 어디에 있을까? (2) | 2025.01.28 |